증류주/럼

골드 오브 모리셔스 솔레라 8

blackmuscle999 2025. 1. 1. 12:27

이번에 마셔본 다크럼은 인도양의 모리셔스에서 만들어진 골드 오브 모리셔스 솔레라 8입니다
럼은 주로 카리브 해역과 중앙 아메리카, 남아메리카 북부에서 많이 만들어지는데 이건 인도양에서 만들어졌네요
셰리 와인에서 쓰이는 숙성 방법인 솔레라 방식을 사용한 점도 눈길을 끕니다
8년 동안 솔레라 시스템에서 숙성되었고 알코올 함량은 40%이며, 색소 첨가와 가당이 이루어졌습니다
 
잔에 따라보니 약간 붉은빛이 도는 짙은 황금색을 띄고 있습니다
와인 캐스크가 사용된 것이 아닌가 추측했는데 찾아보니 주요 와인 생산국인 남아공의 캐스크가 사용되었다 하네요
 
향을 맡아보니 청사과, 잘 익은 오렌지, 커피맛 버터스카치 캔디, 매운 생 오크통, 캐러멜, 스카치테이프, 라벤더, 멜론 시럽, 땅콩, 훈연햄? 등 복합적이고 다양한 향이 느껴졌습니다
럼에서 이렇게까지 다양한 향이 느껴지는 건 처음이네요
와인 캐스크만이 아니라 다양한 종류의 캐스크를 사용한 것 같습니다
다만 시간이 지나면서 스모키한 향이 점점 강해져서 다른 향을 맡기 어려워졌습니다
방금 막 따서 시음한 것이라 시간이 지나서 에어레이션이 좀 된다면 좀 더 나아지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입에서는 황설탕 시럽 비슷한 가벼운 단맛이 매운 알콜을 적당히 가려서 펜넬이나 박하 비슷한 피니시가 느껴졌습니다
입에서는 무겁지 않고 라이트하게 즐길 수 있었습니다
거친 술은 못 마시는 제 동생이 아무렇지도 않게 마실 수 있다고 한 걸 보면 가당이 매우 적절히 이루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색소 첨가와 가당으로 인하여 평가를 박하게 하는 경우도 있겠습니다만 론 자카파나 디플로마티코보다 인공적인 느낌이 덜하고 복합적인 풍미가 좋았습니다
편안하게 조금씩 홀짝이기 좋은 부르주아의 다크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추가)
일주일 정도 에어레이션이 되니 스모키한 향은 줄고 후르츠칵테일의 체리향이 더 올라옵니다
최근 럼 배럴에 숙성한 커피를 마셔봤는데 그 영향으로 이렇게 느끼는건지도 모르겠네요

한 달 이상 지나니 바나나맛 스카치캔디의 향이 꽤 진하게 올라옵니다
스모키는 확실히 줄어서 배경으로 은은하게 존재하네요
럼에서 이렇게 에어레이션의 효과가 크게 느껴지는 것은 처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