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마셔본 와인은 이기갈 지공다스 2020입니다
남부 론 스타일의 와인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레드 장르 중 하나입니다
부르고뉴만큼 섬세하지 않을 수 있고 보드도처럼 강건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풍미의 다양성과 발랄함은 정말 좋거든요
지공다스를 처음 마셨던 그 순간부터 언제나 열렬히 좋은 지공다스를 찾는 것이 습관이 되었습니다
근처 대형마트에서 크게 할인 행사를 해서 '충동구매는 안되는데....'하면서 5분 넘게 고민하다가 결국 집어왔습니다
2020빈티지라 좀 더 묵히면 좋았겠지만 저는 숙성시킬 장비도, 인내심도 없어서 결국 금방 열어버렸습니다
당연히 곧바로 제 모습을 보여주지 않아서 한참 후에야 제대로된 풍미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디캔팅도 하고, 잔에서 한참을 스월링을 하고, 또 기다리고.....
인내의 시간이었습니다
잔에 따라놓으니 중심부가 짙은 비교적 어두운 루비색을 띄었습니다
이제 막 따라놨을 때는 붉은 체리, 크랜베리, 검은 자두, 블랙 베리의 검붉은 과일향이 주도적이었습니다
제대로 피어오르기 시작하니 카다몸, 시나몬, 레드향이나 아주 잘 익은 자몽, 라벤더, 가죽, 회향, 로즈마리, 육포 등 아주 다양한 향들이 복합적으로 진하게 풍겨졌습니다
처음에는 블랙베리 잼 비슷한 이미지였는데 점차 라벤더가 들어간 레드향 주스처럼 향이 바뀌더군요
처음에 맛을 봤을 때는 첫맛부터 끝맛까지 전반적으로 쓴맛이 깔려있었습니다
시간을 두고 기다리니 서서히 피어나면서 발랄한 풍미들을 받춰줄 수 있는 충분한 산미가 나타났습니다
쓴맛이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감칠맛, 단맛, 산미 등이 주도권을 가져갔습니다
탄닌은 아주 매끄럽다기보다는 살짝 빡빡한 느낌이 들었는데 아마 숙성을 시키면 해결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다만 최근에 기온이 상승하면서 론 지역 와인도 변화한 것이 느껴졌습니다
도수도 올라갔고 과일 풍미가 꽤나 달큰해졌으며 목넘김에서 약간의 휘발성산 비슷하게 느껴졌습니다
물론 제가 전문가는 아니기에 휘발성산을 강하게 지적하긴 어렵지만 목넘김이 거칠어진 것 같습니다
프랑스 기후가 급격하게 뜨거워지면서 전반적은 와인의 맛이 달라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약간 달큰해지고 아쉬운 부분도 있긴 했습니다만 향과 맛을 놓고 보면 폭발적인 복합미를 보여주는 좋은 와인이었습니다
검은 과일과 붉은 과일에 시트러스까지 즐길 수 있는 남부 론은 제가 와인을 마시는 동안은 계속 찾아다닐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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