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2018년에 생산된 독일 모젤 지역의 드라이한 리슬링입니다
지난번에는 달달한 와인이여서 분명 수준급임에도 불구하고 입맛에 안 맞아서 아쉬웠는데요
최근에 점점 드라이한 리슬링도 많이 늘어나서 참 기대가 됩니다

병이 유독 얇고 긴 편인데 이는 독일 지역 리슬링 와인의 특징이기도 합니다
제가 지금 셀러에 보관 중인 다른 리슬링은 프랑스 알자스 산인데, 병의 모양은 비슷하지만 이 와인이 좀 더 깁니다


코르크는 자연 코르크이고 와이너리의 그림과 와이너리 이름이 박혀있습니다
조금 더 돌려보면 모젤 지방의 벨렌 마을에서 생산되었고 Gutsabfullung, 즉 와이너리에서 병입했다고 적혀있습니다

색은 리슬링 특유의 진한 노란색이고 잔을 흔들어보니 살짝 걸쭉한 느낌이 있었습니다
맛은 약간의 쓴맛과 청량감이 느껴졌고 적당한 산미에 약간 잔당이 있었습니다
그래도 거슬릴 정도로 달진 않더라고요
단맛과 청량한 쓴맛이 있어서 풍부한 바디감을 만들어내는데 어떤 음식과 먹어도 밀리지 않고 잘 어울릴 것 같았습니다
향은 레몬향, 풋사과, 꿀, 풍부한 미네랄, 밀랍, 패트롤이 느껴졌습니다
제가 화이트와인을 마시면서 미네랄이란 표현을 많이 썼는데요, 처음 듣는 분들은 이해하기 어려워하더라고요
간단히 말하자면 암석이나 광물 같은, 말 그대로 '미네랄' 비스무리한 향을 말합니다
전문가들은 젖은 자갈, 쪼개진 자갈, 비온 직후의 냄새, 쇳내, 바닷가냄새, 젖은 점판암 등으로 표현합니다
저는 주로 바닷가에 굴이 다닥다닥 붙어있고 바닷물에 젖어있는 바위 냄새라고 표현하는 편입니다
오늘 마신 리슬링은 주로 젖은 점판암 냄새라고 묘사됩니다
또한 리슬링은 패트롤(petrol), 즉 석유 계열 냄새가 큰 특징입니다
물론 진짜 석유 냄새가 나는 건 아닙니다
리슬링 특유의 이 향은 진짜 석유라기보단 석유로부터 추출한 휘발성이 강한 화합물 같은 느낌의 냄새입니다
이 향 덕에 리슬링은 생햄이나 모로코음식, 동남아음식, 남아시아음식처럼 향신료를 많이 사용한 음식들에 잘 어울립니다

그래서 저는 마트에서 파는 안주용 생햄과 먹어봤습니다
반주는 해봤어도 이렇게 제대로 안주를 준비해서 먹는 건 처음이었네요
예상대로 바디감과 특유의 향 덕에 풍미가 강한 생햄에 밀리지 않고 잘 어우러졌습니다
나름 만족스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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