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구세계 와인

알베르 비쇼 보졸레 누보 2021 (프랑스)

blackmuscle999 2025. 1. 8. 21:47

2024.12.31.

이번에 마셔본 와인은 알베르 비쇼 보졸레 누보 2021입니다

보졸레 누보는 그 해에 생산한 햇과일로 가장 빠르게 만드는 이벤트성 와인으로 바나나, 풍선껌 풍미가 특징입니다

추수감사의 느낌으로 빨리 즐기려고 빠르게 만들기 때문에 숙성을 기대할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1년을 넘기기 전에 최대한 빨리 마셔야하는 와인입니다

 

그러나 3년이나 묵어서 죽었는지 살았는지 가늠할 수 없는 이 녀석을 싼 가격에 내놓은 것을 보고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죽었다면 얼마나 끔찍할지, 살아있다면 얼마나 신기한 상태일지 말입니다ㅎㅎ

집 근처 대형마트에서 구매했습니다

 

잔에 따라서 색을 보니 옅은 자주색을 띄고 있습니다

다만 따르면서도 정말 뭐라 형용할 수가 없는 요상한 냄새가 스멀스멀 풍겼습니다....

 

향을 맡아보니 청국장환, 시큼털털한 쉰내가 났습니다

그 뒤로 풍선껌향과 달큰한 과일향이 대략 2%의 비율 정도로 느껴졌습니다

역시 3년을 버티지 못하고 제대로 산화해버렸습니다만 그 너머로 과일이 약간이나마 있는 건 신기했습니다

 

마셔보니 입에서는 요상하고 텁텁하고 뭐라 표현하기 어려운 맛 너머로 단맛과 쓴맛이 따로 놀고 있었습니다

곧바로 구역질이 나올 정도로 역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마시고 싶진 않아서 곧바로 싱크대로 방생해주었습니다 ㅎㅎ

 

일부러 특이한 경험을 해보고 싶어서 상한 것 같은 와인을 열어보았습니다

정말 제대로 산화한 와인을 만나기는 생각보다 어렵거든요

결함이 있는 와인을 배우기 위한 교보재로 좋은 와인이었습니다

 

다만, 알베르 비쇼는 원래 보졸레에서 유명한 실력 있는 생산자입니다

이 글 하나로 이 생산자에 대한 편견을 가지실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