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마셔본 와인은 프랑스 부르고뉴에서 만들어진 도멘 드 라 제니요뜨 샤블리 2021입니다
와인을 처음 마셨을 때부터 샤블리는 제가 제일 좋아하는 화이트 스타일이었습니다
다만 지구온난화로 기후가 바뀌면서 예전과 같은 볼과 혀를 찌르는 듯한 높은 산미와 맑은 과일향을 보기 어려워졌습니다
몇번인가 배신감을 느끼면서 샤블리에 잘 손이 가지 않았는데 결국에는 참지 못하고 다시 찾게 됐네요
샤블리는 부르고뉴에 속해 있으나 부르고뉴의 주된 지역과는 북쪽으로 좀 동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서늘한 기후와 키메리지안 토양(조개껍질 지층)으로 아주 높은 산미와 맑은 미네랄을 보여줍니다
부르고뉴답게 샤르도네 단일 품종으로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이 녀석의 알코올 함량은 12.5%이며 GS25 어플로 구매했습니다
잔에 따라놓으니 옅지만 분명한 황금빛 노란색을 띄고 있습니다
늘 생각하는 것이지만 잘만든 샤블리와 리슬링은 묘하게 꿀물 비슷한 느낌이 있는 것 같습니다
향을 맡아보니 귤, 서양배, 라임껍질 씹는 것 같은 찌르르한 설익은 풋내, 미네랄, 사과? 매운 허브? 아아주 은은한 깨, 펜넬이 느껴졌습니다
샤블리 향은 주로 레몬, 꿀, 미네랄로 표현되며 여기에 종종 밀랍이 추가되고는 합니다
제가 알고 있는 향과는 사뭇 다르고, 약간 농익은? 뜨거운? 느낌이 들었습니다
맛을 보니 산미가 풍부하긴 하지만 샤블리라고 하기에는 좀 애매했습니다
중간부터 알콜의 단맛과 뜨뜻한 바디감이 살짝 느껴졌고 끝에서는 알콜이 튈랑 말랑 하더군요
미네랄 풍미는 분명히 있지만 샤블리치고는 포도가 좀 많이 익어서 산미가 부족한 느낌이었습니다
전반적으로 보면 잘 만들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지만 기후변화를 거스를 수는 없었던 와인이었습니다
뜨뜻하게 튀는 알코올과 비교적 과숙한 과일향에 덜 익은 풋내가 같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고온으로 인하여 과일의 당도가 빠르게 올라 급하게 수확을 했으나 포도 껍질과 줄기의 타닌이 익을 정도는 아니었던거죠
과일은 푹 익고 타닌은 설 익어, 열심히 노력했지만 샤블리의 풍미를 지켜내지는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샤블리 스타일에서 벗어나서 본다면 많은 노력이 들어간 상당한 수준의 와인입니다
잘 만든 부르고뉴 알리고떼와 비슷하다고 할까요?
다만 '샤블리'를 기대하고 마신 저에게는.....많은 감정이 소용돌이 치게 만든 와인이었습니다
기후변화라는 대세는 역시 거스르기 어려운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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