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마셔본 와인은 이탈리아 중부 마르케에서 만들어진 내추럴 로제 펫낫, 라 벌바입니다
처음으로 마셔보는 내추럴 와인으로, '라크리마'라는 품종으로 만들어졌습니다
내추럴 와인은 산도조절제, 산화방지제, 가당, 오크칩이나 에센스, 필터링 없이 자연 그대로의 방식을 추구하는 와인입니다
펫낫(Pet-Nat)은 자연적으로 탄산이 생긴 내추럴 와인을 부르는 프랑스어 준말입니다
저는 GS25 어플로 구매했으며 알코올 함량은 11.5%입니다
내추럴 와인의 명분은 좋습니다만 인도 철학이나 종교, 히피즘, 점성술 등 오리엔탈리즘적 신비주의가 포도 재배 및 양조에 영향을 주는 방식이라 개인적으로 그다지 선호하지는 않습니다
게다가 품질 유지를 위한 현대적 방식을 거부하다보니 심지어는 병마다 맛이 달라, 품질 유지가 제대로 되지 않는 단점도 존재합니다
유명하고 능력 있는 내추럴 와인 생산자는 품질 유지를 위해 남들보다 몇배는 노력하고 힘써야 한다고 위와 같은 상황을 비판하고 있지만, 많은 생산자들이 그저 '자연적'이라는 단어 하나로 퉁치는 느낌이네요
다만, 신석기 시대 ~ 로마 제국 이전의 가장 오래된 양조 방식을 재현한다는 부분에서는 역사적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잔에 따라놓으니 탁한 연분홍색을 띄고 있습니다
필터링을 하지 않으니 탁한 느낌이 분명하기 느껴집니다
안토시아닌과 같은 색소는 연하게 추출된 편입니다
향을 맡아보니 농익은 서양배, 덜 익은 딸기, 딸기 요거트, 레몬즙, 자몽 껍질, 마지막으로 브렛(똥내...?)가 느껴졌습니다
시간이 갈 수록 향이 점점 좋아지고 과일향이 두드러지긴 하지만 그 사이로 나오는 브렛은 영 적응이 안 됐습니다
덧붙여서 말씀드리지만, 제가 제일 좋아하는 맥주 스타일은 람빅입니다
마셔보니 약간 단 편이고, 프리잔테 정도의 거칠지만 가벼운 탄산이 느껴지며 적절한 산미에 묘한 쓴맛이 있습니다
향 때문인지 단 맛 때문인지 신선한 듯 아닌 듯한 오묘함이 있었으나 점점 신선함이 살아났습니다
개인적으로 순수한 과일향을 와인에서의 제일의 미덕으로 여기다보니 영 입맛에 맞질 않았습니다
제가 제일 애정하는 맥주가 람빅임에도 말이죠...
나쁘지는 않습니다만 가격을 생각하면 선택하기에는 망설여지는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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