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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이 로시오 베르데호 2020 (스페인)

비록 지난 주말에 맥주를 잔뜩 마셨지만 미칠듯한 여름 날씨에 시원한 화이트 와인이 너무 땡겼습니다 그래서 지난달에 구해서 보관만 해두고 있던 와인을 꺼내셔 마셔보았습니다 스페인 중부 라만차 지방에서 생산된 베르데호 품종의 와인입니다 베르데호의 주 산지는 북서부의 루에다 지역인데 중부에서 생산된 점이 흥미롭습니다 향을 맡아보니 잘 익은 백도, 라임껍질, 오렌지 시럽같은 향이 달달하게 풍겼습니다 한모금 마셔보니 생각보다 달짝지근하고 끈적해서 좀 의아했습니다 베르데호는 신선하고 깔끔한 스타일로 알고 있는데 원래 이런건지 모르겠네요 차갑고 시원한 게 땡겨서 열었더니 뭔가 시럽 같아서 좀 애매했던 와인이었습니다

크래프트브로스 라이프 망파구 사워 헤이지 IPA (국산)

이번에 CU에 새로 출시된 크래프트브로스의 라이프 IPA 시리즈인 망파구입니다망고, 파파야, 구아바가 진짜로 들어가서 이름이 망파구입니다새콤하게 발효시켜서 사워, 뿌얘질 정도로 홉을 넣어서 헤이지 IPA이고요.편의점에서 이런 독특하고 매니악한 크래프트 맥주를 마실 수 있게 되다니 시장이 많이 커진 것 같습니다 향을 맡아보면 사워의 새콤함과 IPA 특유의 탱자 같은 시트러스, 망고, 구아바, 파파야 향이 섞여서 새콤달콤합니다맛을 보니 망고 주스 같은 질감에 탄산도 부드럽게 녹아있고 살짝 쿰쿰하게 새콤하면서 과일 단맛이 납니다마실 때마다 곱게 갈린 과일 입자들이 입가와 컵에 달라붙었습니다되게 매니악하지만 여성분들의 취향에는 잘 맞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맛있다라는 느낌보다는 신기하다에 가까웠습니다

켈리 (국산)

요즘 한창 잘 나가는 켈리를 마셔봤습니다광고도 많이 하고, 편의점에서도 자주 보이고, 꽤 괜찮다는 얘기를 들어서 궁금해서 작은 걸 하나 구해봤습니다다른 국산 라거들과 다르게 100 퍼센트 보리로만 만들어서 더 진하다는 게 광고 포인트인데 검증을 안 할 수가 없죠 색은 영락 없는 라거색이고, 거품은 다른 국산 라거들에 비해서 더 부드럽고 오밀조밀하고 오래 갑니다마셔보니 산토리처럼 보리향이 두드러지거나 하진 않지만 다른 국산 라거에 비해 바디감이 풍부하고 부드럽습니다아무래도 한국인들 입맛을 고려하자니 달달하고 고소한 걸 중점으로 하지는 않았나봅니다나름 괜찮기는 했는데 쇳내가 날랑 말랑하게 살짝 아쉬웠습니다

엠 샤푸티에 페이독 루즈 2021 (프랑스)

이번에는 프랑스 남부 랑그독-루시용에서 생산된 레드 와인을 마셔봤습니다지난번에 마신 화이트 와인와 같은 생산자, 같은 지역인데 색과 품종만 달라졌습니다론 지역 품종인 시라와 그르나슈로 만들어졌다는데 론 레드는 제가 제일 좋아하는 레드 스타일이라 기대가 되더라고요 잔에 따르면서 곧바로 시라 특유의 구리구리한(?) 냄새가 풍겼는데 참 오랜만에 맡는 냄새라 반가웠습니다블루베리, 딸기잼, 오렌지껍질, 바닐라, 후추, 붉은감초, 라벤더 향이 느껴졌는데 향에 빈틈이 없었습니다만천원에 구했는데 정말 마음에 드는 론 스타일 레드였습니다

아직 시판되지 않는 국산 크래프트 맥주를 얻어 마셔봤습니다

최근 저희 부모님께서 소유하고 계시는 논을 대신 경작하신 분으로부터 직접 만드신 크래프트 맥주를 받았습니다 대구에서 양조장을 세웠는데 이번에 서울 시음회에 출품할 예정이라고 하시더군요 아직 양조장이 막 시작하려는 단계라 이름은 모르지만 기대를 가지고 마셔봤습니다 색은 진하고 맑은 금빛이며 거품은 촘촘하고 풍부하고 비교적 오래 유지되었습니다 향을 맡아보니 홉향은 약간 은은한데 홉향이 강한 대기업 라거와는 다른 매력이 있습니다 곡물의 향이 느껴지는데 약간 고소할 뿐 단 느낌은 아니었고 부가물 라거에서 나오는 옥수수 단내도 없었습니다 한 모금 들이켜보니 탄산은 넉넉하고 질감이 크림처럼 부드러웠습니다 깔끔하고 은은한 쓴맛이 고소한 곡물향, 은은한 홉향과 참 잘 어우러졌습니다 옅은 바디감에 강력한 탄산과 홉향으로..

엠 샤푸티에 페이독 블랑 2021 (프랑스)

이번에는 프랑스 남부 랑그독 지방에서 생산된 화이트 와인을 마셔봤습니다 엠 샤푸티에는 론 지역에서 유명하지만 이런 유명 생산자들이 요즘 랑그독이나 서남부에 새로운 시도를 하고는 합니다 이 와인도 그 결과물로 여겨지는데 이탈리아 품종으로 유명한 베르멘티노와 떼레(Terret)라는 품종이 쓰였습니다 색은 약간 녹색빛이 있는 선명한 노란색이었으며 복숭아, 파인애플, 라임즙, 잘 익은 국산 자두, 미네랄, 따뜻한 빵 향이 느껴졌습니다 마셔보니 마냥 새콤하지 않고 약간 크리미한 질감이 느껴져서 오크 숙성을 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더운 남부 지방에서 나와서 그런지 달달한 풍미와 잔잔한 산미가 매력적인 와인이었습니다 가격이 꽤나 저럼한 편이었는데 가격대에 비해서 공을 들인 게 느껴졌습니다 찾기는 좀 어렵지만 서남부..

카테고리 없음 2024.07.01

사무엘 스미스 임페리얼 스타우트 (미국)

원래는 금주를 하려고 했는데 아버지의 지인분께서 주신 감자전을 먹고 결국 못 참고 마셔버렸습니다집 근처 주류 전문점에서 구한 사무엘 스미스 임페리얼 스타우트입니다장르만 보고 특유의 묵직함을 기대하며 마셔보았습니다 잔에 따를 때 색은 옅은 콜라처럼 갈색에 가까웠습니다마셔보니 '임페리얼 스타우트'치고는 가벼운 편이었습니다새카맣게 태운 보리와 숙성에서 나오는 청량한 향, 약간 땀에 젖은 가죽향이 느껴졌습니다 마시기는 편했지만 도수가 7퍼 밖에 안 되서 장르에 기대할만한 묵직함이 약간 모자랐습니다땀에 젖은 가죽향이 나는 것도 퀄리티 부분에서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었네요

클림트 키스 퀴베 브뤼 (오스트리아)

이번엔 처음으로 오스트리아 스파클링 와인을 마셔봤습니다구스타프 클림트 탄생 150주년을 기념해서 공식적으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박스도 클림트 그림이고 병도 투명하게 해서 그림 분위기에 잘 맞도록 노랗게 보이게 했네요 사용한 품종은 벨슈리슬링, 피노 블랑, 샤르도네라고 합니다피노 블랑은 잘 모르겠지만 샤르도네의 상큼한 향에 리슬링의 바디감을 더하려고 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잔에 따라보니 탄산 퀄리티가 프랑스 부르고뉴 크레망이나 샴페인 수준은 아니지만 꽤 괜찮았습니다향으로는 잘 익은 서양배, 멍든 사과, 생참깨, 약간의 스모키와 우유가 느껴졌네요탄산도 괜찮고 향도 다양하면서도 조화롭고, 입 안에서 거슬리는 맛도 없어서 아주 편하게 마셨습니다원래는 스파클링 하나를 나흘 이상 홀짝이는데 이번엔 이틀만에 다..

호세 쿠엘보 에스페샬

지난번에 올린 놉크릭 9년 글로부터 이어집니다다음으로 마신 건 호세 쿠엘보 골드였습니다 워낙 증류주를 안 마시기도 했지만 노란 데킬라가 홍삼맛이 난다고 해서 피한 것도 있어서 이번에 처음 마셔보았습니다 지난번에 마가리타를 마셨을 때 났던 데킬라 특유의 향에 오크통 향이 섞여서 홍삼 비슷하게 느껴지는 향이 나긴 했습니다 제가 원래 삼 향을 싫어하지만 이건 그저 비슷한 향이라 그런지 오히려 나쁘지 않게 느껴졌습니다 위스키보다 도수도 낮아서 얼음만 넣고 홀짝이기도 좋았고 드라이 진저 에일을 타서 마셔도 괜찮았습니다 가끔 생각이 날지도 모르겠네요 (결국 지금에 와서는 데킬라도 제 관심 주류가 되었습니다)

증류주/데킬라 2024.06.30

놉 크릭 9년 (미국)

이번 주말에는 오랜만에 대학 동기들과 만나서 놉 크릭 버번 위스키와 호세 쿠엘보 데킬라를 마셔보았습니다 최근 일본 여행을 갔다 온 녀석이 싸게 사왔다고 나눠 먹게 되었습니다 친구들 덕분에 아주 오랜만에 증류주를 마셨네요 놉 크릭도 요즘 꽤 유명해진 버번이고 호세 쿠엘보는 주변에 항상 있지만 마셔본 적은 없어서 나름 기대를 했습니다 (호세 쿠엘보는 따로 올리겠습니다) 처음 마신 건 놉 크릭 9년이었습니다 다들 하이볼 타 마실 때 혼자 얼음만 마셔서 두 세 잔은 마신 것 같습니다 혀가 이젠 익숙해졌는지 얼음 덕분인지는 모르겠지만 바닐라향이 강하고 캐러멜향이 뒤를 따라와서 달달하게 마셨습니다 알코을 부즈도 없이 조용히 홀짝이면서 달달한 맛에 꽤나 마음에 들었습니다 나중에 타서 마신 버번콕도 잘 어울렸습니다 항..

증류주/위스키 2024.0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