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373

시에라 네바다 페일 에일 (미국)

맨날 흑맥주나 벨기에 맥주를 마시다가 이번에는 간만에 가벼운 스타일의 맥주를 마셔봤습니다 미국 크래프트 맥주의 전설이자 근본인 시에라 네바다 페일 에일을 집 근처 바틀샵에서 구해왔습니다 요즘에 점점 주류를 얻을 수 있는 수단이 좋아지고 있어서 만족스럽습니다 이제 돈만 있으면 되겠네요.....  색을 보면 맑기는 하지만 이름이 '페일 에일' 인 것 치고는 창백한 색까지는 아니고 약간 어둡습니다 향을 맡아보니 미국 IPA에서 흔히 느껴지는 자몽이나 귤 같은 시트러스 향이 느껴지고 금귤 정과나 딸기잼 같은 단내도 납니다 뒷면에 보면 IPA에 흔히 사용되는 미국 홉 품종인 캐스케이드 홉을 사용했다고 하는데 아쉽게도 사진을 안 찍어뒀네요 색이 어두운 걸 두고 생각하면 볶은 맥아를 약간 넣어서 좀 더 고소한 맛과 ..

트라피스트 로슈포르 8

이번에 마신 맥주는 로슈포르 8로 도수는 9.2%입니다 설명은 앞에서 많이 했으니 바로 맛 얘기로 넘어가겠습니다 색은 6보다는 약간 더 짙은 느낌이고 도수가 더 높아서 그런지 달콤한 향이 더 강했습니다 실제로 마셔보니 오히려 6보다 쓴 맛이 적고 더 바디감이 강해 입에 착착 감기는데 달콤한 맛과 향이 더 진했습니다 로슈포르 중에서 이게 제일 잘 팔린다더니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네요

트라피스트 로슈포르 6

이번엔 오랜만에 벨기에 맥주, 그 중에서도 트라피스트 에일을 들고 왔습니다 점점 시중에 유통되는 트라피스트 에일 종류가 늘어나서 술쟁이로서 참 즐겁습니다 이번 맥주는 지금 데일리샷에서 전용잔 세트로 구성해서 판매하고 있는 걸 구했습니다 처음 마신 건 로슈포르 6입니다 로슈포르는 엥켈-두벨-트리펠-쿼드루펠로 이어지는 전형적인 수도원 스타일을 따르지 않고 어두운 색의 맥주만 만들고 있습니다 대신 양조할 때의 비중에 따라서 (1060, 1080, 1100) 차례대로 6 - 8 - 10으로 숫자를 붙여 구분하고 있습니다 로슈포르 6의 비중을 도수로 환산하면 7.5%로 굳이 분류하면 두벨 정도 됩니다 향은 알싸한 효모향이 강하게 나고 오래 묵은 맥주의 시큰한 향이 약간 납니다 한모금 들이키니 고소한 맛이 주를 이..

파운더스 백우드 배스터드 (미국)

이번에 마신 크래프트 맥주는 미국 파운더스 브루어리의 백우드 배스터드입니다 도수는 11.2%이며 사진으로도 보이지만 색이 그렇게 새카맣지는 않고 주황빛이 도는 갈색에 가깝습니다 버번 위스키 나무통에서 1년 숙성을 해서 그런지 향에서 바닐라향이 엄청 납니다 저 작은 잔에 담아서 책상 한 켠에 잠시 두기만 했는데도 바닐라향이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한 모금 마셔보니 바닐라와 캐러맬 향이 크게 어우러져서 스카치캔디 같은 진하고 달달한 향이 강하게 다가옵니다 도수에 비해 알콜이 튀거나 쓴맛이 강하지도 않고, 그러면서 바디감이 충분히 있어 맛,향, 질감이 모두 조화롭습니다

크래프트브로스 라이프 임페리얼 스타우트 (국산)

두 번째로 마신 맥주는 라이프 임페리얼 스타우트입니다 임페리얼 스타우트도 지금 크래프트 맥주 분야에서 유행하는 스타일로 높은 도수, 강한 풍미, 걸쭉한 질감이 특징입니다 흔히 줄여서 임스라고 하는데 여긴 캔에도 임스라고 적어놓았네요 잔에 따라놓으니 얼마나 걸쭉한지 오밀조밀한 기포가 느릿느릿 올라가는게 사진으로 찍힐 정도였습니다 거품까지도 갈색이어서 얼마나 색이 진한지 느껴집니다 맛을 보니 9도가 넘는 맥주지만 알콜이 튀지 않고 걸쭉하고 부드럽게 넘어가는데 쓴맛도 적당해서 밸런스가 절묘했습니다 물론 더 맛있는 임스도 세상에 있긴 하겠지만 그간 마셔본 임스 중 가장 순수하게 임스란 장르에 충실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볼파스 엔젤맨 뉴 잉글랜드 IPA (리투아니아)

첫번째로 마신 맥주는 볼파스엔젤맨 뉴잉글랜드 IPA입니다 미국 크래프트 맥주 장르 중 가장 유행하는 스타일 중 하나가 바로 뉴잉글랜드 IPA인데 주로 줄여서 뉴잉이라고도 합니다 홉을 왕창 넣어서 폭발적인 향을 내고 맥아의 단맛도 강하게 해서 쓴맛은 잡고 바디감은 충만한 게 뉴잉의 매력입니다 다만 막상 잔에 따라놓고 보니 아주 탁한 색이 특징인 뉴잉이란 이름이 무색하게 색이 많이 밝은 것 같네요 그 동안 마신 라이프 IPA - 이것도 뉴잉 스타일입니다 - 와 비교해보면 색의 차이가 확연합니다 한모금 마셔보면 홉도 풍부한 편이고 바디감과 단맛이 있긴 합니다만 라이프 IPA와 비교하면 좀 차이가 크네요 저렴한 가격에 뉴잉을 찍먹해볼 수 있다는 것에 의의를 두어야 할 것 같습니다

크래프트브로스 라이프 IPA - 베팅 (국산)

다음으로 마신건 프리미엄 맥주 라인 중 하나인 라이프 베팅 IPA입니다 라이프 IPA 구하기가 참 어려워서 온 동네를 돌아다니면서 겨우 하나 구했네요 향에서는 향긋함, 상큼함, 달달함이 모두 밸런스 있게 어우러져서 상큼한 망고와 달달한 수박, 꽃향기까지 느껴집니다 맥아의 향도 단 느낌이나 고소한 느낌이 튀지 않고 과일향 뒤에서 적당하게 받쳐주는 역할을 잘 해내고 있습니다 라이프 IPA는 가격이 7천원이나 하지만 기회가 있다면 꼭 드셔보시길 권합니다

플래몽 에리타주 생 몽 블랑 2017 (프랑스)

두 번째로 마신 와인은 프랑스 남서부에서 만들어진 2017 빈티지의 화이트 블렌드입니다 프랑스 남서부는 프랑스에서 가장 혁신적인 와인이 나오는 지역으로 모든 가격대에 모든 것이 가능하다고도 불립니다 사용된 품종도 프티 쿠르부, 아루피악, 그로 망상이라는 아주 생소하고도 오래된 포도들입니다 색은 진한 노란색을 띄는데 향에서는 서양배, 귤, 미네랄, 구즈베리 등등 가볍고 상쾌한 향들이 느껴집니다 소비뇽 블랑, 샤르도네, 게뷔어츠트라미너 등 그 동안 마셔본 화이트 품종들의 특성이 다 조금씩 느껴져서 신기했습니다 신선하고 짜르르한 산미에 미네랄이 풍부하고 바디감이 가벼워서 조개 같은 해산물과 잘 어울릴 것 같았습니다

루이지 에이나우디 돌리아니 수페리오레 2019 (이탈리아)

이번에 타지에 사시는 친척분들께서 찾아오셔서 아껴놨던 와인을 꺼내보았습니다 워낙 맥주가 구하는 것도 마시는 것도 간편하다 보니 요즘은 와인은 고이 모셔 놓고 아껴 먹게 되네요 이탈리아 피에몬테 지역에서 돌체토 품종으로 만들어진 레드 와인입니다 빈티지는 2019로 지난번에 마셨던 피에몬테 와인처럼 작년에 사놓고 지금까지 아껴놨던 물건입니다 지난번 물건과 같은 지역, 같은 품종이지만 빈티지와 오크통에서의 숙성기간이 더 오래되었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향을 맡아보니 검푸른 과일향이 진하게 풍기고 오크에서 나온 바닐라, 정향, 계피 등의 향신료 냄새가 납니다 입에선 산미가 잔잔하고 타닌이 강하지 않으며 향에 비해 바디감은 가벼운 편이라 마시기가 편했습니다 그냥 마셔도 좋지만 바디감이 가볍다보니 음식과 먹으면 더 좋..

볼파스 엔젤맨 호피 라거 (리투아니아)

최근에 볼파스엔젤맨에서 미국 크래프트 맥주 스타일의 맥주를 네 가지 런칭했는데 그 중 하나인 호피 라거입니다 CU어플에서는 다른 시리즈들과 함께 테이스팅 키트를 구성해서 선착순 예약판매를 하기도 했습니다 호피 라거는 이름 그대로 홉을 잔뜩 넣어서 홉의 향이 IPA처럼 잔뜩 풍기게 만든 스타일로 도수도 5.5%로 살짝 높습니다 색은 진한 송진색이나 호박색을 띄고 있고 라거처럼 청량하면서도 풀향기, 시트러스 향기가 강하고 약간 씁쓸합니다 IPA의 풍부한 홉 향기는 좋아해도 특유의 약간 진득한 질감에 거부감이 있는 사람에게는 좋은 대체제가 될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