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명절에 마셔본 와인은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만들어진 브레드 앤 버터 샤르도네 2021입니다
오크를 좀 많이 쓴 미국식 샤르도네도 좀 마셔봐야 하지 않을까 해서 사둔지 좀 됐는데 정작 손은 잘 안 가더라고요 ㅋㅋㅋ
그래서 이번에 친척분들과 나눠마시고자 열었습니다
잔에 따라보니 약간 연두빛이 도는 진한 노란색을 띄고 있습니다
보통 오크통에 들어갔다 나온 샤르도네가 색이 짙어지는 편이었습니다
향을 맡아보니 마치 버번 위스키나 레드 와인이 연상되는 직관적인 오크의 향이 느껴졌습니다
생나무나 연필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바이올린? 처럼 뭔가 가공되거나 다듬어진 나무의 향이었습니다
거기에 자몽, 푹 익은 청포도, 밀랍, 은은한 미네랄이 느껴졌습니다
예전 같았으면 안 좋아했겠지만 이제는 저도 버번 위스키를 마시고 있으니 그렇게 크게 별로라는 생각까진 안 들었습니다
마셔보니 산미는 중간 정도이고 잔당감이 좀 있어서 오히려 짙은 오크향과 잘 어울렸습니다
오크와 강한 산미가 서로 안 어울리는 편이기에 단맛을 좀 더 강하게 만들지 않았나 합니다
오크로 인한 쓴맛은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단맛으로 가려도 오크 타닌은 티가 나기 때문에 정말 아슬아슬한 수준까지 오크를 쓴 게 아닐까 싶습니다
오크가 넘쳐 흐르다 못해 빵빵 터지는 수준으로 강하지만 거슬리지 않을 정도로 선을 잘 지키고 있습니다
생나무나 연필맛이 나는 와인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는 저로서는 되려 흥미로울 정도네요
다만 포도의 순수함을 추구하는 와인의 덕목을 생각하면 포지션이 좀 애매하기도 합니다
버번 위스키를 좋아하는 미국인들 입맛에 잘 맞을 것 같은 와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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