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류주/진

볼스 지어 오데 예네버 (네덜란드)

blackmuscle999 2025. 1. 25. 14:53

이번에 마셔본 진은 네덜란드에서 만들어진 볼스 지어 오데 예네버입니다

얼마 전에 네덜란드에 다녀온 제 동생이 선물로 가져온 물건입니다

보통 진 하면 영국을 먼저 떠올리지만, 노간주나무 열매(주니퍼베리)를 메인으로 한 술을 처음 만든 나라는 네덜란드입니다

특히 볼스는 처음으로 예네버(주네버)를 상품화한 회사이며 이를 바탕으로 크게 성장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볼스는 국내에서는 보통 리큐르를 많이 판매하기에 위와 같은 역사는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요

 

이름의 지어 오데(zeer oude)는 검색해보니 옛날 방식으로 번역되었습니다

'전통 방식' 정도로 번역할 수도 있겠네요

사기 그릇 재질의 원통형 병도 옛부터 내려온 이 제품의 특징이 아닌가 싶습니다

알코올 함량은 35%로 생각보다 높지는 않습니다

 

잔에 따라보니 옅은 상아색을 띄고 있습니다

저는 투명할 줄 알았는데 주니퍼베리와 허브를 침출하면서 색이 나오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향을 맡아보니 향나무나 사철나무의 잎파리에서 날 법한 향이 느껴졌습니다

거기에 은은한 푸른 과일 느낌도 함께 나타났습니다

보통 이런 향에는 매운 향이나 풋내가 같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향 없이 잘 다듬어져 있었습니다

묘하게 설탕 시럽 비슷한 약간 꾸덕한 향도 있었네요

 

입에서는 개운한 향과 함께 약간의 단맛, 짠맛, 매운맛이 동시에 느껴지는 오묘한 맛이었습니다

다만 희석식 소주 같은 비릿한 알코올 향이 함께 느껴졌습니다

본래 예네버가 그냥 마시기 힘든 스피릿의 향을 가리려고 개발된 것이니 주정의 퀄리티는 크게 기대하지 않기는 했습니다

 

향은 참 좋았습니다만 니트로 마시기는 약간 애매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만 문뜩 생각이 든 것이, 자메이카 럼과 섞어 먹거나 은은한 칵테일로 활용하면 좋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아직 시도는 안 해봤지만 자메이카 럼과 향의 궁합이 괜찮아서 시도해볼만하다고 생각합니다

처음 진을 마셔봤습니다만, 흔히 송충이라고 불리는 편견과는 달리 생각보다 괜찮은 주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