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구세계 와인

엠 샤푸티에 생-조셉 데샹트 2018 (프랑스)

blackmuscle999 2024. 6. 5. 00:01

원래는 월요일인가 화요일에 열었는데 말이죠?
 
제가 참 좋아하는 지역의 좋아하는 품종인데 말이죠?
 
근데 냄새가 약간 이상하더라고요?
 
그래서 확실하게 판단하기 위해서 지금까지 묵혀두면서 천천히 맛을 보다가 이제 판단이 서서 늦게나마 올려봅니다
 

2022년 3월 27일

프랑스 론 지역에서도 고급 와인들이 나오는 북부 론의 생 조셉에서 생산된 시라 와인입니다
 
제가 론 지역도 좋아하고, 시라도 좋아해서 좀 부담스러운 가격이었지만 큰 맘 먹고 구입했습니다
 
특히 생산자인 엠 샤푸티에는 론 지역에서는 믿고 마시는 명가로 유명합니다
 

 
전면 라벨은 한국 아티스트 장 마리아가 디자인했다고 합니다
 
프랑스에서 붙인 후면라벨임에도 불구하고 한글로 이것저것 적혀있고 QR까지 있는 걸 보면 확실히 한국 시장을 겨냥했네요
 
맛이나 스타일에 대해선 그다지 정보가 없지만 자신들의 철학을 써놓았습니다
 

 
이번 와인의 캡슐과 코르크입니다
 
캡슐에는 뭔가 화려하게 문장이 있는데 생산자의 문장인 걸까요?
 
코르크에는 A.O.P. 라고 해서 일종의 지역 인증제 표시와 18빈티지가 표시되어 있습니다
 

잔에 따라서 색을 확인해보니 진하면서도 맑은 보랏빛을 띄고 있어서 보기 좋네요
 
근데 향을 맡아봤는데.....이전에 맡아봤던 메주? 청국장? 비슷한 향이 스멀스멀 올라오면서 과일향을 가리고 있었습니다
 
이게 워낙 급이 있는 와인이라 산화인지 환원(향을 내기 위한 충분한 산소가 부족함)인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환원이면 산화방지제인 이산화황 때문에 썩은 계란이나 타이어 냄새가 나야겠지만 이건 분명 산화한 향이고......
 
그렇다고 산화로 확정짓자니 산패가 쉽게 나는 수준의 와인도 아닌데다가 과일향이 확 죽은 것도 아니고.....
 
고민 끝에 다시 병을 닫고 냉장고에 다시 넣어서 충분히 산소와 접촉하길 오늘까지 기다렸습니다
 
 

오늘 다시 열어보니 분명 와인의 향이 풍부하게 살아났지만 메주향이 완전히 사라진게 아니었습니다ㅠㅠ
 
분명 약해지긴 했지만 김치 익을 때 나는 특유의 향으로 바뀌어있더라고요
 
돈이 정말정말 아깝지만.....심한 수준은 아니더라도 산화가 맞는 것 같습니다ㅠㅠㅠㅠ
 
시간이 지나면서 자두 등의 진한 검은 과일향과 강한 후추향, 정향, 담뱃잎, 은은한 흑연향이 확연하게 나긴 했지만
 
이미 포착해버린 김치 익어가는 향이 한구석에서 계속 느껴져서 100% 만족하면서 즐길 수가 없었습니다ㅠㅠ
 
 
제가 론 와인을 정말 좋아하는데 최근에 마신 론 와인이 하나같이 실패라 슬픕니다
 
더구나 이건 꽤나 높은 가격의 상당한 수준의 와인이었는데......
 
와인의 품질에 문제가 있는 건 마셔보지 않으면 확인할 수 없어서 환불받을 수도 없고 참 그렇습니다
 
그래도 언젠간 다시 행복한 론 와인을 만날 수 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