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세계 와인 120

우마니 론끼 까살 디 세라 2021

이번에 마셔본 와인은 이탈리아 중부에서도 동쪽 바닷가에 위치한 마르께 지역에서 생산된 화이트 와인입니다베르디끼오(Verdicchio)라는 보기 드문 품종으로 만들어졌는데, 웬일로 집 앞 대형마트 와인코너에 있는 걸 구해왔습니다라벨 읽기에 어렵고 품종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으니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서 재고가 많았던걸까요다만 제가 알기로는 이탈리아 현지에서는 꽤 알아주는 품종입니다이번 추석 명절에 친척 어른들과 함께 나눠마셨습니다 잔에 따라보니 색은 살짝 연두빛이 도는 옅은 노란색이었습니다향을 맡아보니 잘 익은 서양배와 백도의 향이 주도적이면서도 라임껍질과 미네랄향이 따라왔습니다그리고 각각의 향이 분리돼있지 않고 잘 융합되어 있었습니다 마셔보니 달콤하면서도 섬세한 향과 존재감 있으면서도 깔끔한 쌉쌀함이 조화..

페로13 더 레이디 피노 그리지오 2019

이번에 마신 와인은 이탈리아에서 만들어진 피노 그리지오 품종의 와인입니다해외에서는 샤르도네처럼 흔한 양산형 품종인데 우리나라에서는 묘하게 드문 편이더라고요집 앞 홈플러스에 찾은 걸 지난달에 가져와 이제 열어보았습니다 잔에 따를 때부터 잘 익은 복숭아 향이 풍겼는데 따른 직후에는 메주 냄새가 나서 잔을 흔들면서 기다렸습니다조금 지나니 메주향은 사라지고 진한 백도향에 레몬껍질, 은은한 생아몬드나 복숭아씨앗 같은 향이 느껴졌습니다입 안에서는 산미가 신선했고 바디가 가벼우면서도 공허하지 않고 충분해 마시기 좋았습니다 밋밋한 게 특징이라는 몇몇 양산형 화이트 품종 중 하나이지만 잘 만들면 데일리로 즐기기 좋은 품종인 것 같습니다기회가 된다면 다른 피노 그리지오 와인을 더 마시면서 특성을 면밀히 파악해보려고 합니다

빈저 크렘스 블라우어 츠바이겔트 세인트 세버린 2021

이번에 마셔본 와인은 오스트리아에서 생산된 츠바이겔트 품종의 레드 와인입니다츠바이겔트 품종이 국내에 흔하지 않고, 거기에 가격도 부담스럽지 않아서 눈여겨보고 있다가 구했습니다 색은 붉고 맑으며 향으로는 레드 체리, 산딸기, 후추, 감초, 오크바닐라 향이 느껴졌는데 후추 향이 꽤 직관적이었습니다마셔보니 비교적 높은 산미와 향이 어우러져 가볍고 상큼발랄한 느낌이 좋았습니다찾아보니 샐러드에 어울리는 품종이라고 했는데, 리코타 치즈나 샐러드처럼 가벼운 음식에 잘 어울릴 것 같았습니다레드는 마시고 싶지만 묵직하고 떫은 건 싫을 때에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소이 로시오 베르데호 2020

비록 지난 주말에 맥주를 잔뜩 마셨지만 미칠듯한 여름 날씨에 시원한 화이트 와인이 너무 땡겼습니다그래서 지난달에 구해서 보관만 해두고 있던 와인을 꺼내셔 마셔보았습니다스페인 중부 라만차 지방에서 생산된 베르데호 품종의 와인입니다베르데호의 주 산지는 북서부의 루에다 지역인데 중부에서 생산된 점이 흥미롭습니다 향을 맡아보니 잘 익은 백도, 라임껍질, 오렌지 시럽같은 향이 달달하게 풍겼습니다한모금 마셔보니 생각보다 달짝지근하고 끈적해서 좀 의아했습니다베르데호는 신선하고 깔끔한 스타일로 알고 있는데 원래 이런건지 모르겠네요차갑고 시원한 게 땡겨서 열었더니 뭔가 시럽 같아서 좀 애매했던 와인이었습니다

엠 샤푸티에 페이독 루즈 2021

이번에는 프랑스 남부 랑그독-루시용에서 생산된 레드 와인을 마셔봤습니다지난번에 마신 화이트 와인와 같은 생산자, 같은 지역인데 색과 품종만 달라졌습니다론 지역 품종인 시라와 그르나슈로 만들어졌다는데 론 레드는 제가 제일 좋아하는 레드 스타일이라 기대가 되더라고요 잔에 따르면서 곧바로 시라 특유의 구리구리한(?) 냄새가 풍겼는데 참 오랜만에 맡는 냄새라 반가웠습니다블루베리, 딸기잼, 오렌지껍질, 바닐라, 후추, 붉은감초, 라벤더 향이 느껴졌는데 향에 빈틈이 없었습니다만천원에 구했는데 정말 마음에 드는 론 스타일 레드였습니다

클림트 키스 퀴베 브뤼

이번엔 처음으로 오스트리아 스파클링 와인을 마셔봤습니다구스타프 클림트 탄생 150주년을 기념해서 공식적으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박스도 클림트 그림이고 병도 투명하게 해서 그림 분위기에 잘 맞도록 노랗게 보이게 했네요 사용한 품종은 벨슈리슬링, 피노 블랑, 샤르도네라고 합니다피노 블랑은 잘 모르겠지만 샤르도네의 상큼한 향에 리슬링의 바디감을 더하려고 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잔에 따라보니 탄산 퀄리티가 프랑스 부르고뉴 크레망이나 샴페인 수준은 아니지만 꽤 괜찮았습니다향으로는 잘 익은 서양배, 멍든 사과, 생참깨, 약간의 스모키와 우유가 느껴졌네요탄산도 괜찮고 향도 다양하면서도 조화롭고, 입 안에서 거슬리는 맛도 없어서 아주 편하게 마셨습니다원래는 스파클링 하나를 나흘 이상 홀짝이는데 이번엔 이틀만에 다..

데스코노시도 보발

이번에는 보기 드문 와인을 쉽게 구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 곧바로 가져왔습니다스페인 와인 품종하면 템프라니요, 가르나차, 모나스트렐 세 가지 품종이 대표적인데요정작 현지에서는 '보발'이라는 내수용 품종을 더 많이 즐겨마시고, 이건 수출도 잘 되지 않습니다그러나 얼마 전에 픽업 어플에서 보발 공동구매를 진행해서 저렴한 가격에 쉽게 구할 수 있었습니다 색은 약간 보랏빛이 도는 루비색이며 향은 석류, 감초, 홍차, 카카오의 향이 잘 어우려졌습니다마셔보니 약간 가볍지만 산미도 적당하고 맛에 모자람이 없었습니다가볍지만 여러가지 풍미가 어우러져 있어서 음식과 함게 먹으면 좋겠더라고요토마토파스타나 부드러운 고기와 같이 먹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알베르 비쇼 마콩 빌라주 2020

올해 초부터 약간 오크 숙성을 한 샤르도네가 정말 마시고 싶었습니다미국은 캐바캐가 너무 심하고 프랑스는 비싸서 계속 고르질 못 하고 있었는데 비교적 저렴한 걸 찾아서 마셔봤습니다알베르 비쇼는 생산자의 이름이고, 마콩은 부르고뉴의 남부 지역으로 비교적 가성비 와인들이 만들어집니다 잔에 따라 향을 맡아보니 아주 잘익은 서양배와 풋사과, 우유, 미네랄의 약간 찝찌름한 향이 느껴졌습니다마셔보니 미네랄이 풍부하고 산미가 적당했으며 오크에서 유래한 약간의 쓴맛이 느껴졌습니다오크의 느낌이 아주 가볍게 있어서 우유향 정도로 나타나니 섬세한 과일향을 해치지 않고 상큼해서 좋았습니다 과일향과 우유향이 동시에 나타나니 닭고기 요리나 버터가 들어간 요리가 생각이 났습니다평소에 안주를 거의 먹지 않지만 같이 먹을 음식을 준비하..

포데레 디 마르샬라 키안티 리제르바 2017

간만에 제대로 된 이탈리아 레드 와인을 접했습니다그 동안 칠레랑 프랑스 와인만 주로 마셔봤는데 자금을 좀 더 들여서 새로운 지역을 마셔보니 나쁘지 않네요 근무지 앞의 와인샵에서 사온, 처음 접하는 이탈리아 키안티 와인입니다키안티는 이탈리아 중부 토스카나의 유명한 와인 생산지로 산지오베제 품종을 사용합니다이탈리아는 각지에서 자생하는 몇백종의 포도를 사용하다 보니 품종보다는 그냥 지역명으로 부르는 경우가 많습니다유명한 것을 예를 들면 바롤로나 바르바레스코 또는 BDM(브루넬로 디 몬탈치노, 몬탈치노가 지역명입니다)이 있습니다 코르크는 자연 코르크를 사용해서 탱탱했습니다'포데레 디 마르샬라'라는 생산자명과 로고가 박혀있습니다5년이나 묵었지만 코르크가 쌩쌩하네요 색을 보면 주홍빛에 가까운 붉은빛이라 겉보기엔..

도멘 쿠들레 비오니에

논산 훈련소 입소 전 마지막 와인입니다....프랑스 남부 프로방스의 페이독 지역에서 생산된 '비오니에' 품종 화이트 와인입니다뚜껑이 소주 뚜껑이라 신선한 느낌이 기대되네요 색은 약간 짙은 노란색이고 실제로도 적당히 진한 느낌의 맛이었습니다단물이 뚝뚝 떨어지는 복숭아, 잘 익은 귤, 망고의 향이 났고 약간의 꽃향기도 났네요농익으면서도 너무 푹 익은 느낌이 아니라 가벼워서 지난번의 게뷔어츠트라미너처럼 완전 열대과일 천지는 아니었습니다 맛은 향 때문인지 약간 달게 느껴지면서 산미가 적당히 받쳐주고 있었습니다게뷔어츠트라미너는 좀 쓴맛이 났는데 이번엔 그러지 않아서 맘에 들었습니다알콜 농도는 둘이 14%로 동일한데 아마 품종 특성 때문에 그런것 같네요순식간에 두잔을 들이켰네요 암튼 어제 낮에도 다른 와인 남은 ..